오늘의 책ː정이현 作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作 『달콤한 나의 도시』 

" 당신이 생각하는 드라마는 없다 


  오은수. 그녀는 우리나라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30대 여성이다. 무엇 하나 뛰어 날 것 없고, 그저 그런 직장에 그저 그런 보통의 얼굴의, 보통의 가슴크기, 보통의 집안 환경을 갖고 있는 여자 이다. 이건 우리사회의 대부분의 30대 여성들의 모습이다. 결국 이 책을 읽는 여성 독자들 대부분이 ‘오은수’ 그 자신인 것이다.

  ‘오은수’는 자신을 “한심한 여자”가 아닌 “성실한 여자”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고,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한 회사에 다니며, “엄마들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평범한 직장 여성이다. 그렇기에 ‘결혼’이라는 관습에 대해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그 관습체계를 벗어나지 못해 고민하는 것이다. 남들처럼 살아야만 그 인생이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 아니라 2교시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까먹는 것이 그 학급 구성원들의 암묵적 규칙이라면, 나 역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p.134)"

  우리나라 여성, 아니 이 세상 모든 여성이라면 갖고 있을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대한 진실을 이 작품에서는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즉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당신을 구원해 줄 완벽한 왕자님은 없다는 얘기다. 누구든 갖고 있는 판타지가 정말 영화에서처럼 일어나는 일은 0.1%의 확률일 뿐이며,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가 그런 드라마에 주인공이 될 만한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 남자뿐 아니라, 결혼, 직장, 아니 인생 전부에 대한 판타지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판타지를 현실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하여 그 꿈에서 깰 수 있게 만든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판타지에서 벗어나 현실이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잔혹한 판타지인 현실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혹시 아침상이라도 봐두고 나가야 하는 건가? 새하얀 레이스 보로 덮은 정갈한 아침 밥상. 레이스 보는커녕 밥상을 덮을 신문지도 없었지만, 어쨌거나 공연히 미안했다.(p.169)” 

  “눈을 뜨자 어제와 다른 내일이 펼쳐졌다,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리 없지 않은가. 그 전날과 완전히 다른 내일이란 어디에도 없다는 체념을 받아들이면서 사람은 나이를 먹어간다.(p.358)"


* 개인적인 의견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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