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ː미야베미유키 作 『화차』


미야베미유키 作 『화차』 

" 피할 수 없는 유혹의 화차 




  “화차여, 오늘은 우리 집을 스쳐 지나가더니 또 슬픈 어느 곳으로 돌아가느냐”(p.127)

  요즘 세상에 신용카드라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필수 불가결한 것이 되어 버렸다. 손쉽게 만들 수 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이 이 신용카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신용카드의 사용이 위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부축일 뿐 말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이것은 마치 지옥의 화차로 어서 올라타라고 손짓하는 것과 같다. 

  “‘선생님, 제가 어떻게 이런 엄청난 빛을 만들게 됐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전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라고요.“(p.147)

  소설 속 쇼코라는 여성도 단지 행복하길 바랐지만 그 결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화차에 올라타 지옥으로 가고 있던 것이다. 이 소설에서 추리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신용카드의 무서움과, 그 뒤에 올 상황에 대한 무지를 경고하며, 사회의 제도를 비판하고 있다. 그럼으로 인해서 소설을 보는 사람들에게 신용카드 남용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다.

  이 소설을 보는 내내 섬뜩함을 느꼈다. 내가 느낀 섬뜩함은 비현실적인 공포에서 오는 섬뜩함이 아니라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그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서 오는 것이었다. 이 소설이 발간된 시기는 십년도 더 지난 이야기인데, 현실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얼마 전 카드 회사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보았는데, 거의 20%가 넘어가는 금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알면서도 뿌리치지 못하는 유혹, 그것이 바로 신용카드이다.

  과소비. 전혀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사는 행위의 이유는 자신의 마음속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함이라고 한다. 전혀 다른 이유에서 오는 허전함을 쇼핑에서 오는 충족감을 통해 채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쇼코라는 인물은 자신의 상황에서 오는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사용한 카드가 자신을 화차에 태웠고, 자신의 화차에 올라타 있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택하려 했지만 그 삶 역시 화차 같은 삶이었던 교코. 이 두 인물은 자신만의 잘못이 아닌 어쩔 수 없이 그래야만 했던 이 사회의 병든 한 모습이다.


* 개인적인 의견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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