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ː박민규 作 『카스테라』


박민규 作 『카스테라』

" 세상으로부터 32Km 떨어진 사람들 


  화자인 나는 서울에서 “32km” 떨어진 연천유원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 서울이란 주류인 사람들. 즉 자본주의 사회의 주축인 사람들을 뜻한다. 그것이 사장이든 노동자이든 그 주축인 사람들은 주말에 유원지로 와서 오리 배를 타며 일상의 피로를 풀곤 한다. 그 축에 끼어있지 못한 73곳의 회사에서 퇴자를 맞은 ‘나’와 축에서 실패하고 탈락한 ‘사장’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 "32km" 떨어져 있는 것은 결국 세상에 동화되지 못하고 빗겨나 있는 비주류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 비주류가 좌절하지 않고 만든 것이 바로 “오리배 시민연합”이다. 이 오리 배 시민연합은 비주류의 사람들이지만 그들만의 세계에서 또 다른 세력을 구축하고 그 세력의 주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오리 배의 새로운 기능을 알아내고, “오리배 시민연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하는게 있다. 그것은 바로 일을 함으로서 세상과 동화되려는 노력이다.

  “아르헨티나엔 일자리가 없어 나린데 말입니다. 가면 얼마나 좋을까. 가면 먹고 살 텐데… 그리고 발을 저었는데 순간 오리배가 공중으로 뜬 것입니다.(p.143)"

  결국 먹고 살 걱정. 자본주의 사회의 질서를 어기지 않고 살아갈 방법은 없기에 그들은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자본주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떠돈다. 이 나라를 벗어난 다고 해서 자본주의 질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 역시 자본주의의 질서가 기다리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물가와 환율의 차이에 세계시민은 민감했다.(p.148)” 환율의 차이 역시 자본주의의 질서이며 미국으로 떠난 사장 역시 이 질서에 따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비참하다거나 불쌍하지는 않다. ‘호세’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고, 사장은 살이 쪄 두더지의 왕처럼 느껴진다. 또한 “오리배 시민연합”의 ‘퐁당’소리는 오페라처럼 웅대하다. 결국 그들은 자본주의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 속에서 “오리배 시민연합”이라는 형태로 그들만의 힘, 터전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 개인적인 의견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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