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ː이해인 『작은 기쁨』


이기호 『작은 기쁨』 


작은 기쁨

이해인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 하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며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보니

작은 기쁨들은

이제 큰 빛이 되어

나의 내면을 밝히고

커다란 강물이 되어

내 혼을 적시네

내 일생 동안

작은 기쁨이 지어준

비단 옷을 차려입고

어디든지 가고 싶어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자꾸만 웃어야지


  이해인 수녀의 시. 내가 그녀의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의 시는 언제나 따뜻한 느낌을 준다. 따뜻한 느낌의 시어로 언제나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시를 짓곤 한다. 물론 이는 그녀의 성직자라는 신분으로 인한 강박관념일수 있겠지만 그런 만큼 오히려 더 큰 시의 안정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녀의 시를 제일 처음 접한 것은 군대에 있었을 때이다. 위의 시와 같은 제목인 『작은 기쁨』이라는 시집을 선물 받았는데, 그때 이해인이라는 시인을 처음 알았고, 그녀의 시 역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녀가 따뜻한 희망을 주는 시인이라는 것을 알았고, 수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시집을 전부 읽었을 때는 내 삶이 희망으로 충만한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녀의 시는 사람을 희망으로 채우는 마법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시에 계속 끌리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위의 시를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시인은 단지 ‘작은 기쁨’을 가지고 있음으로 인해서 큰 빛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지 작은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커다란 것, 눈에 보이는 어떤 것에 끌리게 된다. 그것이 돈이든, 직장이든, 성공이든 가시적인 것에 우리는 늘 이끌리게 되고, 그것만이 행복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놓치게 되는 것이 작은 것이 주는 기쁨이다. 단지 큰 것은 결국 그것을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고, 우위에 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함이다. 큰 것이라고 무조건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위 시에서는 작은 기쁨이 큰 빛이 되고, 결국 내면을 밝힌다고 말한다. 작은 것이라 해도 자신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고 그걸로 된 것 아닌가라고 우리에게 반문 한다. 이 것이 우리가 살아가면 놓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닐까.

이 시에서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자꾸만 웃어야지”이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자꾸 웃는다고 한다. 이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살아가다 보면 고맙다고, 즐겁다고 말하면서 웃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언제나 늘어가는 것은 화와 짜증들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그녀가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도 그녀의 시에 동화되어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에 이 시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혹자들은 말한다. ‘이해인’의 시는 그저 똑같은 시어들만 가득해서 거기서 거기인 시밖에 쓰지 못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녀는 말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어서 따뜻한 시어들을 사용한다고. 나는 말한다. 똑같은 느낌의 시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모두 같은 느낌을 받는 건 아닐 것이라고. 그녀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고, 나도 그 중 한사람이다. 그녀의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시로 인하여 마음이 편안해지고, 삶의 위안을 얻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시어의 단순함이 어떻고, 똑같은 느낌이 어떻고 간에 나는 그녀의 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 개인적인 의견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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