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내가 느낀 해석 <스포주의> : 물의 이미지와 수직관계


<왜 물은 위에서 아래로만 흘러야 할까?, 계층의 수직구조의 역전에 대하여...>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일단, 포스터가 굉장히 기묘하다.

봉준호 감독도 이 포스터의 내용을 모른다고 한다.

왜 눈을 가린건지, 저 다리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영화감독이자 디자이너인 "김상만 감독"의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의 내용과 별개로 잘 만들어진 포스터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기묘함과 그 불편함을 잘 표현했다.

 


 

우선 이 영화는 많은 비유와 상징들로 이뤄진 듯하다.

그래서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저 내 생각대로 적어볼 예정으로,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건 나중으로 한다.

 


 

영화 중반부를 넘어가며 사건이 고조되는 시점부터

비에서 시작되는 "물"이 과하게 넘쳐흐른다.

기택(송강호 분)의 가족들이 박사장(이선균 분)의 집에서 파티를 즐기면서부터 시작된 비는,

흔히 말하는 부자이자 상류층인 박사장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의 아들 "다송"은 비가 오면 더 좋아하기도 하고...)

비가 오면 집안 가재가 물에 둥둥 떠다니고 화장실 변기통이 역류해 똥물이 집안에 흘러넘치는 하류층인 "기택 가족들"에겐

삶의 존폐를 거론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박사장의 대저택으로 표현되는 재산의 비호 속에서 안락함을 즐기던 기택의 가족은

진짜 집주인이 돌아옴에 따라 바퀴벌레처럼 몸을 숨기고,

결국엔 집 밖 빗물 속으로 내던져질 수밖에 없다.

 

대저택에서 돌아온 기택 가족의 집은 물에 점점 잠겨간다.

이 하층민들을 공격하는 물은 어디에서 왔는가?

결국 상류층이 사는 윗동네에서부터 내려온 물이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저소득층도 먹여 살린다!"라고 말하는 "낙수효과"를 비웃듯 

물은 하염없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 아랫동네, 심지어 땅 속으로 처박힌 하류층을 공격한다.

낙수효과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게 되는 효과를 가리키는 말이다.

 

"물"의 속성을 따져보면...

물은 위에서 아래로, 어느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정해진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이 법칙이다.

하지만 꼭 정해진 곳으로 흐르는 것만이 섭리일까?

아니다, 하수구가 막혀 똥물이 변기를 넘어 역류하듯이 아래에 있는 물도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 수 없듯" 이 자연의 섭리도 꼭 똑같이 흐르란 법은 없다는 말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영화 / 하층민들은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수직사회에서 상류층을 향한 욕망은 어디서부터 생겨난 것일까?

처음 기택 가족은 자신들의 반지하집 창문에 오줌을 갈기는 남자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고 웅크려있다.

그러다 모든 가족이 박사장 집에 취직을 하고, 하류층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을 때,

비로소 그들은 그 남자를 공격할 의지를 갖게 된다. (여기서 공격하는 무기 역시 물이다.)

그렇게 그들이 희망하는 계층 상승에 대한 욕망은 점점 커져간다.

그 모습이 기우(최우식 분)가 박사장의 딸 다예와 사귀고자하는 모습이나,

박사장의 집 거실에서 술판을 벌이는 것과 같은 작은 일탈을 넘어

폭력과 살인까지 그 욕망의 모습은 추잡스럽게 커져간다.

 

이 욕망은 누구의 잘못일까...?

과연 기택 가족들의 잘못만 있는 것인가?

박사장의 가족들은 과연 잘못이 없을까?

"선을 넘지마라" 박사장이 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자본가가 노동자 계급에게

"내가 밥은 먹고 살게 해줬으니, 밥만 먹어.
내가 먹는 고기나, 케이크는 꿈도 꾸지말고!
가끔씩 먹다남은 거 하나 던져줄께.
단, 니들과 우리는 냄새부터가 달라."

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기택은

"신자유주의, 민주주의,

중세시대와 달리 현대사회에선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고, 어떤 위치까지든 올라갈 수 있다며?!

근데 사실 알고보니 오히려 더 계급의 수직성은 강화됐네?!

그렇게 우리들이 냄새나고 니들과 다른 존재냐?

에라 대한민국 다 X까라 그래!"

그렇게 기택은 시원하게 박사장의 가슴을 찌른다.

 

과연 이로 인해 모든 것이 해결되었을까?

아니다, 그렇게 기택은 아무도 모르는 햇빛 하나 들지 않는

현재보다 더 깊숙한 지하로 숨어들게 된다.

 

기우의 마지막 편지처럼

그가 돈을 벌어 그 저택을 구입해 아버지를 지상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까?

글쎄...

 


 

굉장한 영화임에 분명하다.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씁쓸한 유머까지 놓치지 않는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대!"

라고 그냥 생각없이 봐도 즐기기에 무리가 없고,

여기서 내가 어떻게든 해석하고 파봐야겠다!

라고 심각하게 봐도 무리가 없다.

 

그만큼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로 대표되는 배우들이 대단했던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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