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 리뷰ː기억의 밤 (스포 有)



2017년 말 개봉영화였던 기억의 밤.
개봉 당시 굉장히 보고싶었으나, 악평과 시간없음으로 인해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으나,
설을 틈타 감상하게 되었다.



이 감상평은 처음부터 결말을 언급하고 영화에 대한 느낌을 말할 것이기 때문에 영화를 안보신 분은 읽으시면 안될 듯 하다.

(사실 네이버영화 인물정보만 읽어봐도 대충 스포가 나온다.)




“기억이 안나? 기억이 안난다. 죽여.”
영화를 시작하는 첫대사이다.
곧 영화는 제목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기억에 관한 영화이다.
기억을 찾고, 잃은 기억으로 인해 살아가고, 곧 그 기억으로 인해 죽게된다.
진석(강하늘 분)은 결국 살인마였고, 그를 밝혀내기 위한 노력을 영화는 그려내고 있다.

사실 초반부는 꽤나 참신하다.
진석이 은석(김무열 분)을 의심하는 부분의 심리나, 닫혀진 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과정은 일반 공포영화보다 뛰어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하여 후반 50여분 간 펼쳐지는 설명쇼가 시작되기 전까진 꽤 잘만든 웰메이드 스릴러라고 느꼈다.

물론 이 초반부 과정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다.
극초반 이삿짐을 나르는 인부와의 대화에서 이미 아 지금 설정된 시간대는 현재가 아니겠구나라는 의심이 생겨난다.
예상대로 시간대는 97년이 아닌 2017년.
너무 뻔히 보여준다.
또, 진석이 의심을 시작한 부분 그의 영어사전엔 hypnosis 최면 이라는 단어를 형광펜으로 칠한다.
누가 봐도 아 최면이 관련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만드는 연출.

문을 열고 나온 귀신을 마주하는 순간.(물론 이부분에선 너무 놀랐다.) 등 너무 친절하게 설명하려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이건 후반을 넘어갈수록 심해지는데,
은석이 진석에게 사건의 전말을 말로 하나하나 짚어가면 설명해주며, 관객에게도 “사실 이런 얘기예요”라고 감독의 말을 대신한다.

초반의 긴장감을 마술 트릭을 보여주듯 밑바닥까지 싹싹 긁어 설명해준다.
마지막엔 얘가 사실 그 아이였고, 사실 진짜 범인은 그 아이 아버지고, 뭘 자꾸 짜 맞추려고 하는지 강박증 있는 듯 했다.
결국 마지막은 김무열, 강하늘의 연기력에만 의존해 극이 끌려간다.


장항준 감독의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했으나 결국 그의 대표작은 영화감독으로서가 아닌 드라마감독으로서 “싸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잘 만든 부분은 존재한다.
사실 초반부를 이끄는 능력은 최근 본 스릴러중에 으뜸이라고 느껴졌고,
음향 역시 극도의 긴장감을 타이트하게 이어가며, 극을 살려주었다.

거기에 김무열, 강하늘 외 배우들은 신들린듯 날아다닌다.
그리하여 위의 단점들이 더 아쉬웠다.

오랜만에 즐겁게 봤지만 사실 많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의 유,무로 웃고 울고 살고 죽는 그 하나에 집중은 좋았다.



​한줄평

과도한 친절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